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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문장이 내 인생을 바꾼 순간

저는 책을 읽는다는 건…
누군가의 마음속에 들어가 그가 바라본 세상을 잠시 빌려보는 일 같다고 생각 합니다.

그 문장이 내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마치.. 내 이야기를 대신 써 주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저에게 그런 경험이 처음 찾아온 건,
지친 어느 가을의 저녁이었습니다.
회사에서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고,
무심코 책상 위에 쌓여 있던 책 한 권을 펼쳤습니다.

사실.. 그날은 아무것도 읽고 싶지 않았습니다
눈으로는 글자를 쫓았지만 마음은 자꾸 멍해지고,
책장이 넘어가도 한 문장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의 문장 글귀가 유난히 제 눈에 계속 밟혔습니다

“당신이 버텨야 하는 이유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범한 문장 같았지만,
그날 따라 그 말이 나를 붙잡더군요.
그 한 문장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습니다.

다음날 출근길에도, 회의 중에도, 심지어 저녁에 샤워할 때도
그 문장이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처음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자
그게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내 안에서 오래 기다려 왔던 하나의 ‘메시지’처럼 마음에 스며들기 시작 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견디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다”라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문장을 읽고 나서는 이런 생각으로 전환 되기 시작했습니다.
견디는 일은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안의 희망을 잃지 않는 일이 아닐까라는…

그 문장 이 글귀를 읽은 그날 이후,
퇴근 후의 저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하루가 무의미하게 끝나버리는 것 같던 시간에
작은 의식처럼 책을 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문장이 나를 책 속으로 이끌었죠.
그 전에는 문장 하나하나가 스쳐 지나갔는데,
그날 이후로는 단어들이 묘하게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던 날도 있었습니다.
책 속 주인공의 슬픔이 아니라,
내가 미처 돌보지 못했던 나의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 문장은 제게 말해주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말이죠
그 말이 마치 위로처럼 들리기도 했고,
마치 하나의 경고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쪽이든,
분명한건 저를 멈춰 세운 한 문장이었다는 사실이었죠
그렇게 저를 멈춰 서서 ‘내가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 말이었습니다.

그 문장을 만나기 전엔
저는 늘 결과만 보며 살았습니다.
무언가를 해내야만 내 가치가 증명된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그날 이후로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의 나를 보기 시작하게 된 것이었죠..

….

때로는 우리가 어떤 문장을 만나기 위해
수십 권의 책을 읽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그 수많은 글자들 사이에서
딱 한 문장만이 내 마음에 남는 이유는,
아마도 그 문장이
‘지금의 나’를 정확히 부르는 소리이기 때문이겠죠.

저에게 그 문장은
그냥 단순히 좋은 글귀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용기’였습니다.

한동안 그 문장을 메모장에 옮겨 적어
지갑 속에 넣고 다녔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릴 때도 꺼내 읽었죠.
신기하게도, 볼 때마다 느낌이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위로였고,
그다음엔 다짐이었고,
어느 날엔 제 마음을 회개의 자리로 촉구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문장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읽을 때마다 독자 안에서 다른 의미로 살아나는 생명체.
같은 글자라도, 내 마음의 온도에 따라
전혀 다른 목소리로 들리더군요..

그 이후로 저는 책을 읽을 때마다 마음속에 이렇게 묻습니다.
“이 문장이 내게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책 읽기가 단순한 정보 습득의 대상이 아니라
내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대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책 속의 작가와,
그리고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대화하는 시간.
그게 저를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결국,
내 자신을 읽는 일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땐 그 문장을 무슨 멋진 말처럼 흘려들었지만,
지금은 그게 사실이라는 걸 압니다.

책 속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의 이야기로 바뀌어 있더군요.
누군가의 슬픔이 내 슬픔으로 옮겨오고,
타인의 고백이 내 자신의 고백으로 다가 오기도 했습니다.

그날 제 마음 깊숙이 찾아 온 그 하나의 문장을 만난 이후로,
사람의 말보다 더 깊이,
묵묵하게 나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문장은 단 한 줄이었지만,
그 이후의 제 삶은 서서히 다른 궤도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두 번,
책을 펼쳐 앉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그 시간이 쌓이자
생각의 마인드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엔 일이 힘들면 “견디자”라고 다짐했는데,
이젠 “지나가리라”라고 속삭입니다.
하나의 단어 차이지만,
그 말 안에는 다른 세계가 있죠.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느낀 건,
내가 얼마나 내 자신에게 냉정했는가였습니다.
나는 늘 성과로 나를 평가했고,
누군가의 기준으로 나를 재단했죠.
그런데 그 문장은 말없이 내게 가르쳤습니다.

“너 자신에게 조금 더 다정해도 괜찮다.”

사실 이 말은 책 속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 가운데 그렇게 해석이 되어 다가온 그 글귀는 내 안에서 자라며
결국 그렇게 들려 왔습니다.

책을 읽으며 울던 그날 이후,
저는 짧은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내가 살아있음을 스스로 확인하기 위한 글이었습니다.

노트 한 권이 금방 다 채워졌고,
그 노트를 덮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한 권이 이렇게 사람을 바꿀 수 있다면,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바뀔 수 있을까.”

그 질문이,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쓰게 만든 시작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가끔은 그 문장을 떠올릴 때마다
하나님이 내게 건넨 말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글이었지만,
그 안엔 설명할 수 없는 위로의 온도가 있었거든요.

기독교 신앙 안에서 자라온 내게,
하나님은 늘 크고 완벽한 존재로만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그 문장을 읽던 그날,
처음으로 하나님이 조용히 곁에 앉아 계신 듯한 감각을 느꼈습니다.

그건 어떠한 교리나 지식, 이성적으로 이해된 존재가 아니라,
말없이 기다려주시는 존재였습니다.
책 한 줄 속에서 그런 하나님을 만날 줄은 몰랐죠.

그 이후로 책을 읽을 때
저는 늘 이렇게 기도합니다.

“오늘도 제 안에 머무는 단 하나의 말씀, 저를 살리시는 단 하나의 말씀.

하나님께서 제게 들려 주고자 하는 마음의 메시지 한 줄을 들려주세요.” 라고 말이죠.

그 한 줄이 꼭 위대한 문학적 표현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쩌면 누군가의 일기의 한 구절일 수도,
실수로 흘린 문장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내가 하나님이 나를 향하신 마음을,

들려 주시고자 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라도 얻고 깨달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지금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의 저는..
책을 많이 읽는다고 사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 가운데 어떤 문장을 만나는가에 따라
삶의 방향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에게 그 문장은 나침반 같은 존재였습니다.
물론 길을 정확히 가르쳐주진 않지만,
적어도 헤매지 않게 해주었죠.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며칠 동안 일이 꼬이고, 사람 일로 마음이 무거웠던 날이었죠.
그날 그냥 무심코 책을 펼쳤는데
또 그 문장이 나왔습니다.

“당신이 버텨야 하는 이유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달 전, 처음 그 문장을 읽었을 때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습니다.
그땐 위로였는데,
이번에는 약간 도전처럼 다가왔습니다.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내가 서 있는 자리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는 것을 말이죠

그게 문장의 생명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 문장은 언제나 같지만,
우리가 변하니까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걸 느끼게 된 후로는
책을 읽을 때마다 두렵기도 했습니다.
내가 모르는 나를 또 마주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이제는 피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두려움이
나를 조금 더 인간답게 만들어주고, 제 자신의 상태, 연약함. 그리고 제 자신 그대로를 받아 들이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게 만드는 일상의 계기가 된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느 날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읽었던 문장이
며칠 뒤, 기도 중에 문득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땐 책과 기도가 겹쳐지는 순간이 있었죠.

“문장을 통해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그 말이 조금은 이해되었습니다.

책 한 문장이
기도의 연장선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그때 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후로는
모든 책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안에는 작가의 문장만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들어야 할 말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책과 더불어
수많은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기독교 책,
때로는 일반 책 속에서 조차 다양한 방식으로
하나님께서 저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의 메시지를 보내시는 또 다른 방식의 편지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문장을 만난 뒤부터,
저는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늘 급하게 달리며,
‘빨리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죠.

그런데 그 한 줄이 내 안에서 반복되면서
어떤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은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말로 들리더군요.

이상했지만, 그 문장이
나를 밀어붙이던 마음의 채찍을 내려놓게 만들었습니다.

하루의 리듬이 달라지자
주변의 풍경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엔 그냥 지나쳤던 하늘색,
작은 새소리, 커피향 같은 것들이
유난히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문장이 내게 해준 일은 거창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저 내 시선을 멈추게 한 것,
그것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


책을 덮은 후,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일이 쌓이고, 관계가 복잡해지고,
그 안에서 여전히 버티며 살아가야 했죠.

하지만 이전과 달랐던 건,
이제는 ‘내 안에 문장, 즉 말씀이 더불어 함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문장이 내 마음의 중심에 닻처럼 박혀 있었어요.
제 삶 가운데 거센 풍파가 일어나더라도 저는 그 말, 그 말씀 덕분에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이었죠.

한 번은 교회 소그룹 모임에서
한 자매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기도해도 잘 모르겠어요.
아무리 해도 하나님이 들으시는지 모르겠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읽었던 그 문장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저는 조심스럽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 말, 꼭 하나님이 하신 것 같네요.
지금은 조용히 기다리고 계신 거 아닐까요?”

자매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눈가가 붉어졌습니다.
그때 저는 알았습니다.
한 문장이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걸요.

그날 이후, 저는
책을 읽을 때마다 누군가에게 전해줄 문장을 찾게 되었습니다.
내가 받았던 위로를,
그대로 또 다른 사람에게 건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책을 읽는 게 더 이상 혼자의 일이 아닙니다.
내가 받은 문장을
누군가에게 다시 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묘한 사명감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그렇게…
그 하나의 문장의 글귀는 내게
“끝나지 않았음”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전엔 ‘끝나지 않았다’는 말을
단지 고통의 연장선으로만 받아들였어요.
끝나지 않은 일, 끝나지 않은 문제,
끝나지 않은 기다림.
모두 피하고 싶은 말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들립니다.
끝나지 않았다는 건,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책은 그런 식으로
내 언어를 바꿔놓았습니다.
언어가 바뀌면
사람의 생각도 조금씩 달라지더군요.
그리고 생각이 바뀌면
삶의 방향도 천천히 방향을 틀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아주 느렸습니다.
어떤 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았고,
어떤 날은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 문장이 다시 제게 말을 걸었왔죠

“지금은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그 말은 마치 성경 구절 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의 실패와 상처 속에서도
이야기를 끝내지 않으셨던 것처럼요..

그 후로 저는,
책을 읽는다는 건 곧
하나님이 내 인생을 써 내려가시는 방식을
조용히 지켜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의 문장들이
마치 그분이 제게 남기신 어떤 마음의 메시지 같았거든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그분은 여전히 나의 페이지를 써 내려가고 계신 듯했습니다.

….

책을 덮은 밤,
조용히 불을 끄고 누워 있으면
그 문장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문장은 단순한 글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음성은 언제나 부드럽지만 단호했습니다.

저는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신앙이란 ‘완벽함에 도달하는 길’이 아니라
끝나지 않은 여정 속에서 하나님을 발견하는 과정,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이죠…

그렇게 책 한 문장이 그 깨달음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


며칠 전, 오래된 독서 노트를 다시 펼쳐봤습니다.
그 안에는 그동안 밑줄 쳤던 문장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중 절반 이상이 다 같은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다시 시작”, “멈추지 말 것”, “희망”..

그제야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 나는 이 말을 계속 듣고 싶었던 거였구나.

하나님은 책을 통해
그 말을 수없이 반복해서 내게 들려주고 계셨던 거였구나. 라는 생각이 불연듯 들면서 그렇게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 나왔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책을 읽을 때마다
‘오늘 하나님이 내게 하시는 말씀은 무엇일까’
그런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서 만나는 모든 문장이
기도의 한 조각이 되고,
삶의 길잡이가 되곤 합니다.

그 문장을 만난 이후,
제 삶의 ‘선택 방식’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늘 빠른 결정을 선호했습니다.
망설이는 시간은 낭비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책을 통해 배운 건,
때로는 멈춤이 가장 깊은 선택일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끝나지 않았다’는 말 속에는
‘지금 잠시 머물러도 된다’는 여백이 숨어 있었거든요.

그 이후로,
저는 무언가를 결정하기 전에
조용히 한 문장을 떠올립니다.

“지금 멈춰 서 있는 나도
이야기의 한 장면일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모든 게 덜 두렵습니다.
실패도, 공백도, 심지어 후회조차도
이야기 속 한 페이지로 느껴지거든요.

예전의 저는
실수를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선택을 미루거나,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시간만 흘려보내곤 했죠.

하지만 그 문장은
실패도 완성의 일부라는 걸 알려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배운 건
사람의 삶은 언제나 초고(草稿) 상태라는 겁니다.
완벽하게 다듬어진 원고로 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걸요.

그걸 깨닫자 마음이 조금 편해졌습니다.
누군가의 성공담을 봐도
이젠 마냥 부럽기보단 궁금해집니다.
“그 사람의 초고에는 어떤 문장이 있었을까?”

그렇게 바라보면,
비교 대신 이해가 생깁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죠.

그날 이후로
삶의 속도가 한결 느려졌습니다.
누군가는 그걸 ‘게을러졌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저에게는 그 느림이 곧 평안이었습니다.

책 속 문장이
나의 일상을 조용히 재정비하고 있었던 셈이죠.


이런 변화를 가까운 사람들도 느꼈습니다.
“요즘은 얼굴이 편안해 보이네.”
“말투가 좀 부드러워졌어.”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속으로 웃었습니다.
책 한 문장이 사람의 표정까지 바꿔놓을 줄은 몰랐으니까요.


그렇게 그 문장은 단순한 글이 아니라,
조금씩 내 삶의 구조를 바꾸는 언어였습니다.
하루의 중심을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주는 문장이 있었기에
저는 조금씩 다시 나답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출근길 버스 안에서,
책 대신 메모장에 그 문장을 적어봤슴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아래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괜찮다.”

어떤 날은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묘하게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제 어깨를 토닥이며
‘괜찮다, 나는 네 이야기를 알고 있다’ 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습니다.

신앙은 늘 먼 이야기로만 느껴졌는데,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 책 속 문장과 기도가 하나로 이어졌습니다.

책을 덮으면 곧바로 기도문이 떠오르고,
기도를 마치면
책 속 문장이 마치 답처럼 떠올랐습니다.

그건 마치 어떤 신비한 연결고리처럼 삶을 연결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


이제는 문장은 제 삶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마다,
“이건 내 이야기를 끝내는 선택인가,
아니면 이어가는 선택인가?”
스스로에게 그렇게 묻습니다.

이 질문 하나로
많은 후회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문장을 통해
인생의 방향을 다시 세웁니다.
저에겐 그 문장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한 줄이
절망의 끝을 새로운 시작으로 바꿔주었습니다.

이후로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조금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실패나 상처가 더 이상 안타깝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안에서 ‘끝나지 않은 가능성’을 보게 되었죠.

그리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내가 그 문장을 통해 배운 건,
사람을 바라보는 하나님의 시선이었다는 것이란 걸…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의 미완성된 이야기를 사랑하십니다.
그분에게는 아직 쓰이지 않은 페이지가 남아 있으니까요
….


그 이후로 저는
사람의 말보다 문장을 더 오래 듣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고백, 일기, 책 속 한 구절.
그 안에는 언제나 하나님이 남겨두신 작은 흔적이 있었슨니다.

책은 더 이상 단순한 활자가 아니었습니다.
그건 ‘하나님이 오늘 내게 보내는 문장’이었습니다.

그 문장이 내 안에서 자리를 잡은 후로,
나는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누군가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단정 지어버리곤 했습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저 말은 너무 가볍다.”
그렇게 속으로 벽을 세웠죠.

하지만 그 문장을 마음에 품고 나서부터는
그런 판단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사람의 이야기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 깨달음 하나로
타인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어느 날은
회사에서 동료가 큰 실수를 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속으로 짜증을 냈겠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은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두려움과 후회가 동시에 비쳐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제 마음속에서
그 문장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저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다시 하면 됩니다.”

그 말이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그날 이후 동료는
한 번도 그 일을 실수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확실히 알았습니다.
하나의 문장의 글귀가 한 사람을 바꿀 수도 있고
그리고 변화 된 사람을 통해 그 사람의 주변의 관계도 바꿀 수 있다.
라고 말이죠

……

신앙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전에는 ‘하나님이 내 기도를 왜 안 들어주실까’
그 의문으로 꽤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 답을 어느 정도 알 것 같습니다.

기도가 응답되지 않는 게 아니라,
아직 그 문장이 완성되지 않은 것뿐이라는 걸요.

하나님은 내 인생의 문장들을
천천히, 그러나 틀림없이 써 내려가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쉼표도, 줄바꿈도, 여백도 필요했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부터
저는 ‘기다림’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일도,
사람을 만나는 일도,
기도하는 일도
모두 하나의 긴 이야기 속 일부라고 믿게 되었으니까요..

…..

가끔은 하나님께서
책을 통해 내게 말을 걸어오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날은 문장이 위로처럼 다가오고,
어떤 날은 회개의 촉처럼 찌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든 순간이 다 필요한 문장으로 느껴집니다.

책 속 문장을 통해
그분은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나는 여전히 너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책 한 권, 한 권이 더 이상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따금 독서모임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책을 읽으면 뭐가 달라지나요?”
그 질문에 저는 늘 이렇게 대답합니다.

“책은 우리를 바꾸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안의 한 문장이 우리를 바꿉니다.

사람마다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이 다르고,
그 문장을 만나기까지의 시간도 다릅니다.
하지만 결국 그 문장은
우리를 같은 방향으로 이끕니다.
조금 더 온유한 사람으로, 조금 더 깊은 사람으로...

..

어느 날은 교회 예배 후,
한 지인이 제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습니다.

“요즘 글 잘 읽고 있어요.
그 문장들 덕분에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 말들 듣는 순간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내가 쓴 문장 속에서
누군가 또 다른 문장을 찾고 있다니,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죠.

그때 저는 확신했습니다.
문장은 씨앗 같다는 것을요.
한 사람의 마음에 떨어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천천히 자라나는…

그래서 저는 그 문장을 심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내가 받은 위로를 다른 사람의 언어로 건네는 일,
그게 이제 제 인생의 방향이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마음을 움직이고,
그 감정을 글로 남기는 일.
그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누군가의 내일을 바꾸는 씨앗 심기라고 생각이 되어졌기 때문이엇죠

요즘은 책을 읽다가
누군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이 문장은 그 사람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
그럴 때면 메신저로 한 줄 보내곤 합니다.
긴 설명 없이, 그냥 그 문장만.

신기하게도 그럴 때마다
상대방이 “지금 그 말이 필요했어요”라고 답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켠이 조용히 떨립니다.
‘아, 내가 받은 문장이 또 하나의 생명을 얻었구나.’..


몇년이 지난 지금
이제 그 문장은 제게 기도의 형태로 남았습니다.
어떤 사람을 위해,
어떤 마음을 위해,
나는 그 문장을 마음속에서 반복합니다.
“끝나지 않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말이 누군가에게
조용한 위로로 닿기를 바라며,
오늘도 책을 펼칩니다.

삶에는 한 번쯤 그런 날이 찾아옵니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 같고,
무엇을 붙잡아야 할지도 모르는 날.

저에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습니다.
몸은 회사에 있었지만,
마음은 매일 퇴근을 생각하던 때였죠.
일이 의미 없게 느껴지고,
사람들과의 대화마저 공허했습니다.

그런 시기엔 책도, 기도도 잘 읽히지 않았습니다.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기도의 말들이 입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버티기’만 하고 있었죠.

그러다 어느 날,
무심코 다시 꺼내든 책에서
그 문장이 또 보였습니다.

“당신이 버텨야 하는 이유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몇 년 전 이 문장을 처음 만났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그때의 나는 위로받고 싶었지만,
지금의 나는 삶을 끝까지 살아내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책을 덮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그 문장이 내게 다가와
손을 잡는 것 같았습니다.
“괜찮아, 나는 여전히 너와 함께 있어.”
그 말이 마음속에서 들렸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조금씩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작은 일부터요.

잠깐이라도 햇볕을 쬐고,
사소한 일이라도 감사하다고 말하고,
하루에 한 페이지라도 읽는 일.

그 문장이 내게 시동을 걸어준 셈이었습니다.

어떤 날은
그 문장을 기도처럼 속삭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말이 나를 붙잡아 줍니다.

문장은 사람을 움직이지만,
기도는 그 움직임에 숨을 불어넣습니다.
그리고 둘 사이에는
설명할 수 없는 연결이 있었습니다.

문장은 그렇게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 문장은 단순히 ‘버텨라’가 아니라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항상 너를 기다린다’는 약속 같았어요.

그 약속을 믿으니
조금씩 마음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그 시절을 돌아보니
그 문장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하나님이 내게 건넨 약속의 언어였다는 걸 압니다.

하나님은 그때, 기도도 안 되는 저를 위해, 성경책도 펴지 못하고 있던 저에게
일상의 하나의 문장으로 제게 말씀하시고 계셨던 것이었습니다.

그게 얼마나 조용하고도 깊은 방식이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

지금의 저에게 책장을 덮은 후에도
그 문장은 제 안에 계속 머물러 있습니다.
그리곤 힘들 때마다 마음속에서 다시 들렸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문장은 내 신앙의 구조를 다시 세웠습니다.
믿음이란 결국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책을 읽을 때마다
‘하나님이 이 문장을 통해 무슨 말을 하시려는 걸까’
그렇게 묻습니다.

이 질문이 생기자
책 읽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독서가 아닌 대화가 되었습니다.

책을 덮는 순간,
그 문장이 내 기도의 첫 문장이 됩니다.
“주님, 이 말이 오늘 제게 필요한 말씀인가요?”

그렇게 묻는 사이,
제 마음은 조금씩 밝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신앙을
‘확신’이라 생각했습니다.
모든 걸 알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느낍니다.
신앙은 모르는 채로도 믿는 용기라는.

책 한 문장이 그걸 가르쳐줬습니다.
이해보다 믿음을 택하는 마음,
확실함보다 희망을 붙잡는 태도.

그 문장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의 나는 여전히
모든 걸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문장은 내 삶의 리듬이 되었습니다.
힘든 날은 속으로 되뇌며 출근했고,
좋은 날엔 감사의 기도로 바꿔 속삭였습니다.
“끝나지 않았으니, 오늘도 이어가자.”

그 말은 단순하지만,
내 하루를 지탱하는 기둥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문장을 나눌수록
사람들이 제게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 문장, 저도 기억나요.”
“그 말이 참 위로가 됐어요.”

그럴 때마다 느꼈습니다.
아, 하나님은 한 문장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잇고 계시는구나.

그 문장은
내 인생의 위기를 견디게 했을 뿐 아니라,
그 위기 속에서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슬픔을 듣고,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한 줄을 건넬 때마다
그 문장은 새로운 생명을 얻었습니다.

책 한 권의 문장이
수십 명의 마음에 흩어져 살아 숨 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 문장을 이렇게 바꾸어 마음속에 새깁니다.

“끝나지 않았다.
하나님이 여전히 쓰고 계시다.”

그 한 줄이 내 믿음의 고백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 문장은 여전히 제 안에서 살아 있습니다.
단지 ‘좋은 글귀’로 남은 게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하나의 문장이 되었죠.

한때는 이 문장이
내 마음의 상처를 덮는 ‘붕대’ 같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습니다.
이건 상처를 덮는 말이 아니라,
새로운 살이 돋게 만드는 말이었다는 걸요.

그건 위로를 넘어 ‘회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회복은 빠르진 앉지만 확실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예전의 나는
불안할 때마다 ‘끝’을 생각했습니다.
이 일이 언제 끝날까,
이 고통이 언제 끝날까,
이 관계가 언제 끝날까.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묻습니다.
“이것이 끝난 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그 질문 하나가
삶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습니다.

이제는 무언가를 끝내기보다
그 안에서 하나님이 무엇을 하고 계신가를 보게 됩니다.
끝이 아니라 과정에 눈이 가기 시작했죠.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렇게 바라보면 마음이 조금 더 자유로워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완성된 완벽한 이야기’를 꿈꾸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불완전하지만 그 완전함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인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걸
그 문장을 통해 배웠습니다.

그래서 이젠 내 부족함도, 미완성도
그리 두렵지 않습니다.

그 문장이 내 안에서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너의 문장은 아직 쓰이는 중이다.
그러니 멈추지 말아라.”


가끔은 제 안의 문장을 다시 읽어보며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이 문장은 여전히 살아 있구나.”

살아 있다는 건,
그 문장이 여전히 나를 움직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가끔은 기도 중에,
가끔은 글을 쓰는 중에,
또는 사람을 위로할 때마다
그 문장이 제 안에서 깨어납니다.

그 문장은 이제 제 삶의 ‘소리’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힘들다고 말할 때,
내가 그들에게 전할 수 있는 건 거창한 조언이 아니라
이 한 문장뿐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이 말을 건넬 때마다
마음속 어딘가가 조용히 떨립니다.
그건 위로를 전하면서 동시에
내게도 위로가 돌아오는 순간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결과를 묻습니다.
“이 일을 통해 뭐를 얻었나요?”
“그 책을 읽어서 뭐가 바뀌었나요?”

하지만 그 문장은 이렇게 말하죠.

“얻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 단순한 진리를 배우는 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는
이 문장을 통해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

“나는 네가 끝났다고 말하는 순간에도
아직 일하고 있다.”

그 말이 얼마나 큰 위로인지 모릅니다.
내가 포기한 자리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나를 붙들고 계신다는 확신..

시간이 지나면
모든 문장은 기억 속에서 희미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문장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아마도 이 문장은
‘머리로 이해한 말’이 아니라
‘삶으로 체험한 진실’이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

그 문장은 이제 제게
하나의 ‘삶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기도할 때, 누군가를 위로할 때,
심지어 침묵할 때도
그 말이 제 안에서 울립니다.

끝나지 않았다는 믿음이
내 모든 불안의 자리를 조금씩 비워줍니다.

이제는 그 문장이 제 안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위로처럼 다가왔던 말이,
이제는 삶의 뿌리가 되어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짧은 문장은,
이제 제게 ‘평안’이라는 단어와 같은 의미가 되었슴니다.

예전엔 평안이란
모든 일이 잘 풀릴 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평안은 ‘상황의 안정’이 아니라
‘끝나지 않았음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안정’이라는 걸요.


그 문장을 품고 살아가다 보니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그 불안조차 이제는 나를 무너뜨리지 못합니다

불안은 여전히 오지만,
이제는 그 안에 머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니까요.

한때는 모든 걸 통제하려 애썼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결과를 예측하고,
실패를 막기 위해 끝없이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삶의 문장을 써 내려가신다는 걸 믿게 되자,
저는 더 이상 모든 걸 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손을 놓으니 오히려 더 단단해졌습니다.


책을 덮고, 마음이 무거운 날에는
그 문장을 소리 내어 읽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말이 공기 중으로 흩어질 때,
마음속 어딘가에 조용한 공간이 생깁니다.

그 공간은 기도의 자리이기도 하고,
쉼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곳에서 나는 하나님을 다시 만납니다.

하루는 아침 예배를 마치고,
작은 공책에 이런 문장을 적었습니다.

“나는 아직 진행 중이다.
하나님도 여전히 나를 쓰고 계신다.”


그 문장을 쓰는 순간,
마음이 아주 이상하게 가벼워졌습니다.
그건 무언가를 ‘결정’한 평안이 아니라,
그저 ‘그대로 존재해도 괜찮다’라는 평안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완벽을 포기했습니다.
대신 ‘진행’을 선택했습니다.

글을 쓸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일을 할 때도,
그저 다음 문장을 쓰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끝나지 않았음’이 이제는 두렵지 않습니다.
그건 내 삶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요.

책이 내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불안 대신 평안, 포기 대신 믿음.

그리고 그 믿음은 언제나 조용했습니다.
크게 외치는 목소리가 아니라,
속삭이는 문장이었습니다.

그 문장이 제 안에서 자라며
삶의 속도를 바꾸고,
관계의 방향을 돌려놓고,
신앙의 깊이를 조금 더 넓혀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압니다.
그 문장은 내 인생의 끝이 아니라,
하나님이 새로 쓰기 시작한 첫 문장이라는 걸요.

삶이 흔들릴 때마다,
저는 여전히 그 문장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조용히 미소 짓습니다.

끝나지 않았다는 건,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뜻이니까요.
아직 하나님이 나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증거니까요.

저는 믿습니다.
언젠가 이 이야기가 완성될 때,
그 마지막 문장 옆에는
하나님이 이렇게 적어두실 거라고요.

“끝나지 않았다.
다만 이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문장을 통해 배운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하루하루를 완성하려 애쓰기보다,
하루하루를 하나님의 시선으로, 하나님의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

그리고 그게 진짜 평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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